우리의 수고는 헛된 것일까?
본문: 전도서 2장 18-26절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은 돈이 없으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며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가진 기술과 노동력을 통해서 돈을 벌고 그것으로 내게 필요한 음식과 집과 입을 것 등을 사기 때문이죠. 그래서 물질을 무조건 악하게 보는 것은 결코 좋은 사고가 아닙니다. 재물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인생의 목적이 될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죠.
돈이 인생의 목적이 되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지켜야 할 선을 넘기도 하고 위태위태한 삶을 살게 되죠. 사람들이 돈 돈 거리면서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돈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돈은 곧 힘이라고 생각하죠. 그리고 돈을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에 따라 사람을 다르게 판단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명품으로 치장하고 과시하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어제 너무 황당한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요새 젊은 커플들이 강남의 부동산에 많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남의 좋은 한강뷰 아파트 매물들을 쭉 둘러본다고 해요. 그러면서 자기들끼리 얘기 좀 해보겠다고 잠깐 나가달라고 한답니다. 그러면 그사이에 한강뷰 거실에서 자기 집인 것처럼 사진을 찍는다는 거예요. 요새 SNS에 자기 자랑하는 허세 가득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그런 사람이죠. 돈이 없으면 돈이 있는 척이라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가면 이들에게 무엇이 남을까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아요. 잠깐의 인기? 그 인기를 누리면 뭐 하나요? 내 것도 아닌걸요. 실제로 돈이 많다고 해도 좋은 차 끌고 가다 사고가 나면 그대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 돈이 많으면 유산을 물려받으려고 자녀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꼴도 봐야 합니다. 인생의 끝에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인생을 마무리한다면 얼마나 허무한 일입니까? 돈은 있다가도 없을 수 있으며 돈이 있다고 한들 죽을 때는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허무한 것이죠.
오늘 전도서를 기록한 솔로몬이 이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18절~20절을 보면 솔로몬이 자신이 수고하여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내 뒤에 올 사람에게 물려 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하다고 말합니다. 너무 억울한 거예요. 내가 힘들게 수고하여 벌어놓은 모든 것을 물려주어야 하는데 물려받아야 할 이가 슬기로운 사람일지, 어리석은 사람일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지혜를 다해서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그저 후손들에게 다 물려주어야 한다니 완전 헛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세상에서 애쓴 수고를 생각해보니 마음에는 실망밖에 남지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결국 죽음은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는 절대적인 것입니다. 죄로 인해 우리에게 찾아온 죽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지혜자든, 우매자든 가리지 않고 차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임하여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다른 사람이 차지하게 합니다.
더욱이 사람의 인생은 길어야 백 세잖아요. 2002 월드컵 때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나고 뜨겁게 환호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흘렀습니다. 이렇게 또 20년이 가고, 또 20년이 가고 이러다 보면 결국 죽음이 코앞에 다가올 때가 됩니다. 화살같이 시간이 날아가는 것이죠.
그뿐만 아니라 젊었을 때 외모와 학벌 등에서 뛰어나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게 됩니다. 그런데 50~60대가 되면 엇비슷해지면서 큰 의미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외모나 학벌을 통해서 행복이나 만족을 얻으려 하는 것도 부질없고 허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물도, 학벌도, 외모도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 수는 없습니다. 순간의 기쁨은 줄 수 있겠지만 이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빅뱅의 G-Dragon 아시나요?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라는 곡이 있습니다. 시작 가사가 ‘영원한 건 절대 없어’ 입니다. 그런데 이 가사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이 땅 가운데 영원한 건 없습니다. 그건 이 땅의 역사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지난달 계속해서 다니엘서를 보았는데 강력했던 나라들도 결국에는 망하지 않았습니까? 지금도 미국과 중국 정도가 이 땅의 패권국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나라들도 절대 영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언제 촛대를 옮기실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것이 있으니 우리 하나님만이 영원하십니다. 영원 전부터 계시고 영원 끝까지 계시는 하나님, 피조물인 인간의 한계로는 절대 파악할 수 없는 시간 개념을 가진 하나님만이 영원하십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결국에 이 모든 수고는 헛된 것이나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수고가 헛되지 않으려면 하나님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며 즐겁게 사는 것이 허무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공급하신 줄 아는 가운데서 인생의 만족을 누릴 때 우리 삶에 찾아오는 허무를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땅의 인간을 한마디로 요약 정리하면 ‘만족을 모르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찾아오는 마음의 공허함을 끊임없이 채우기 위해 욕망에 이끌려 살아갑니다. 그래서 가지지 못한 사람은 빈 곳을 채우기 위해 살아가고, 가진 사람은 가진 대로 더 많은 것을 탐내며 살아가느라 진정한 기쁨을 누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다면 바울과 같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족할 수 있고 그 안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만이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하나님과 함께 영원히 기쁨 가운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땅에서의 기쁨도 허락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잘 섬기는 사람은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복을 받습니다. 아브라함도 부자였고, 이삭도 거부였습니다. 야곱도 가축을 두 떼나 이룰 만큼 큰 부자였으며, 요셉은 패권국가 이집트의 총리로 막대한 부를 쌓았던 부자였습니다. 하나님을 잘 섬기면 하나님께서 그 인생에 복을 주시고 채워주신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26절을 보겠습니다. 개역 개정보다 새 번역 성경이 더 잘 해석이 되어서 이것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하나님이,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슬기와 지식과 기쁨을 주시고, 눈 밖에 난 죄인에게는 모아서 쌓는 수고를 시켜서, 그 모은 재산을 하나님 마음에 드시는 사람에게 주시니, 죄인의 수고도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죄인들이 힘겹게 쌓아 올린 것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결국 죄인들의 수고는 허무할 따름이고 하나님을 떠나서는 기쁨을 누릴 수 없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오늘 솔로몬의 이 지혜의 말씀을 기억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지혜로운 자들이 되길 소망합니다. 하나님은 사랑하시는 자에게 복을 주십니다. 하나님을 떠난 인생은 헛된 인생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안에 있을 때 우리의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고 기쁨이 됩니다. 이것을 기억하고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은혜를 풍성히 누리는 저와 여러분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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